입문자와 중급자의 차이, 그것은 바로 '마감재'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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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조립하고, 정성껏 도색까지 마친 프라모델.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장난감 같은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바로 '마감'의 부재일 가능성이 큽니다.
입문자가 설명서대로 '조립'을 끝내는 단계라면, 중급자는 '마감재'를 사용해 작품의 최종 질감을 결정하고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단계로 나아갑니다. 이 보이지 않는 투명한 막 하나가 여러분의 프라모델을 단순한 조립품에서 진짜 같은 '작품'으로 바꿔놓는 마법을 부리죠.
오늘은 프라모델러의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화룡점정, 마감재의 모든 것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마감재, 대체 왜 쓰는 걸까?
마감재는 단순히 표면을 코팅하는 것을 넘어, 두 가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 보호 (Protection)
- 정성껏 올린 도색, 힘들게 붙인 데칼, 공들여 넣은 웨더링이 손에 닿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까이고 변색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여러분의 노력을 온전히 보존하는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 질감 통일과 조절 (Texture Control)
- 이것이 바로 입문자와 중급자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플라스틱의 밋밋한 광, 유광 도료의 번들거림, 무광 도료의 텁텁함, 데칼의 이질적인 광택 등 제각각이던 표면의 질감을 하나로 통일시켜 리얼리티를 극대화합니다. 자동차처럼 반짝이게, 혹은 전차처럼 묵직하게. 원하는 질감을 직접 연출하는 것이죠.
마감재의 3가지 마법: 유광, 무광, 반광
마감재는 크게 세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용도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종류 | 특징 | 주요 사용 시점 및 용도 |
유광 (Gloss/Clear) |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표면. | 1. 데칼/먹선 작업 전: 표면을 매끄럽게 해 데칼이 잘 붙게 하고(여백이 뜨는 '실버링' 현상 방지), 패널라인 엑센트가 잘 흘러 들어가도록 돕습니다. 2. 최종 마감: 자동차, 유광 마감이 특징인 기체(예: 사자비)의 최종 마감용. |
무광 (Matte/Flat) | 빛 반사가 없는 차분하고 묵직한 표면. | 1. 최종 마감: 가장 널리 쓰이는 최종 마감재. 밀리터리 모델(전차, 비행기)의 리얼한 질감 표현, 대부분의 건프라를 장난감 같지 않게 만드는 데 필수적입니다. 2. 웨더링 후: 파스텔이나 피그먼트 등 가루 형태의 웨더링 재료를 고착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
반광 (Semi-Gloss/Satin) | 유광과 무광의 중간. 은은한 광택. | 1. 최종 마감: 실제 비행기 동체나 일부 건프라처럼, 너무 번들거리지도, 너무 푸석하지도 않는 은은한 광택을 표현하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중상급자용 마감재. |
중급자의 작업 흐름: 마감재는 '두 번' 쓴다
"그래서 마감재는 언제 뿌려야 하나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중급자입니다. 일반적인 도색 작업에서 마감재는 보통 두 번, 각기 다른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 기본 도색 완료
- 원하는 색으로 모든 부품의 도색을 마칩니다.
- [1차 마감] → 유광 마감
- 데칼과 먹선 작업을 위해 표면을 정리하고, 기본 도색을 보호하기 위해 유광 마감재를 얇게 뿌려줍니다.
- 데칼 및 패널라인 작업
- 매끄러워진 표면 위에 데칼을 붙이고 먹선을 넣습니다.
- 웨더링 (필요시)
- 치핑, 스트레이킹 등 각종 웨더링 기법을 적용합니다.
- [2차 마감] → 최종 마감 (무광/유광/반광 선택)
- 모든 작업이 끝난 후, 원하는 최종 질감에 맞춰 마감재를 뿌려 모든 것을 보호하고 질감을 통일하며 작품을 완성합니다.
실패 없는 캔스프레이 마감재 사용법 (★★★)
에어브러쉬가 없는 분들에게 캔스프레이 마감재는 훌륭한 대안입니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작품 전체를 망칠 수 있으니 아래 황금률을 반드시 지켜주세요.
- 황금률 1: 습도 높은 날은 절대 금물!
- 비 오는 날, 습도가 60~70% 이상인 날에 마감재를 뿌리면, 공기 중의 수분과 반응해 표면이 하얗게 뜨는 '백화 현상'이 100% 발생합니다. 날씨가 맑고 건조한 날에만 작업하는 것이 철칙입니다.
- 황금률 2: 사용 전 최소 1분 이상 흔들기
- 내부의 마감 성분과 용제가 잘 섞이도록 충분히 흔들어주어야 합니다.
- 황금률 3: 20~30cm 거리 유지
- 너무 가까우면 도료가 뭉쳐 흘러내리고, 너무 멀면 입자가 공중에서 굳어 표면이 거칠어집니다.
- 황금률 4: 얇게, 여러 번 도포
- 한 번에 다 덮으려 하지 말고, '스윽-' 하고 지나가듯이 뿌린 뒤 15~20분 건조하는 과정을 2~3회 반복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깔끔합니다.
아재's 추천 제품
- 국민 마감재: 미스터 하비 'Mr. 슈퍼 클리어 UV 컷' (유광/무광)
- 모델러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교과서' 같은 제품입니다. 피막이 튼튼하고 입자가 고우며, 자외선(UV) 차단 기능이 있어 작품의 황변을 막아주는 고마운 기능까지 갖췄습니다.
- 믿음의 대안: 타미야 'TS 클리어 시리즈' (TS-13 / TS-80)
- 타미야 제품 역시 뛰어난 품질을 보장합니다. TS-13은 유광, TS-80은 무광으로, 구하기 쉽고 성능이 검증된 훌륭한 마감재입니다.
마감재는 단순히 뿌리는 행위를 넘어, 작품의 최종 방향을 결정하는 '설계'의 일부입니다. 이 마지막 단계를 정복하는 순간, 여러분의 프라모델은 비로소 진짜 '작품'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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