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표현 기초 - 물때, 녹물, 기름 자국 표현하는 방법
두 줄 요약
흐름 표현은 물이나 녹, 기름 자국이 중력 방향으로 흘러내린 흔적을 재현하는 웨더링 기법입니다.
오일 도료와 간단한 붓만 있으면 초보자도 자연스럽고 생동감 있는 표현을 만들 수 있어요.
시작하며
프라모델을 완성하고 워시, 칩핑, 먼지 표현까지 했는데
왠지 모르게 “정적인 느낌”, “너무 멀쩡한 표면”처럼 느껴진 적 없으신가요?
저는 HG 구프 커스텀에 웨더링을 처음 해봤을 때,
딱 그 느낌을 받았어요.
전투를 겪은 기체라기보단, 막 전시장에서 나온 쇼룸용 기체처럼 보이더라고요.
그 아쉬움을 해결해준 게 바로 흐름 표현(Streaking)이었습니다.
실제 전투기, 탱크, 중장비 사진을 자세히 보면
금속 표면엔 물때가 흐른 자국,
녹물이 흘러내린 흔적,
기름이 번져 생긴 얼룩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흐름 자국을 프라모델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표현하는지
기초부터 실전까지 친절하게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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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표현이란?
흐름 표현은
액체 오염물이 중력 방향으로 흘러내린 흔적을 재현해
기체에 시간의 흐름과 환경 흔적을 입히는 웨더링 기법입니다.
흐름 표현이 있으면 프라모델은 훨씬 더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보이게 되며,
단순한 더러움 표현을 넘어
“실제 기계가 존재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라는 설득력을 줍니다.
흔히 재현하는 자국의 종류는 다음과 같아요:
- 물때 자국: 빗물이나 습기가 말라 남긴 흐름
- 녹물 자국: 녹이 녹아 흘러내린 붉은 자국
- 기름 자국: 엔진 부위에서 흘러내린 오일 흔적
- 먼지 + 물 얼룩: 진흙물이 마른 듯한 얼룩
- 그을음 번짐: 배기구나 연소 부위에서 발생한 검은 흐름
이 기법은 특히 밀리터리 계열, 메카닉, 비행기 모델에서 자주 사용되며
건담 같은 로봇 프라모델에도 매우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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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 오일 도료: 다크 브라운, 블랙, 러스트 브라운, 그레이, 옐로우 오커 계열
- 화이트 스피릿: 오일 희석용 신너 (냄새 약한 제품 추천)
- 세필 붓: 흐름 자국용 (라이너 브러시)
- 블렌딩용 납작 붓: 부드럽게 퍼트릴 때 사용
- 면봉, 화장솜: 번짐 조절용
- 팔레트: 오일 도료 희석용
- 무광 마감된 프라모델: 유광보다는 무광에서 흐름 표현이 더 잘 먹습니다.
🎨 Tip
유광 마감된 표면은 오일 도료가 너무 잘 번지거나 지워질 수 있으니
무광 톱코트 처리 후 작업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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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표현이 잘 어울리는 부위
흐름 자국은 물이나 오염물이 자연스럽게 고이고 흘러내릴 만한 곳에 생깁니다.
다음 부위를 중심으로 시도해보세요:
- 패널 라인 아래쪽
- 볼트·리벳 부근
- 배기구 하단, 연소 노즐 부위
- 외부 연료탱크, 동력선 연결 부위
- 사이코프레임, 센서 부근 틈새
- 다리 안쪽, 무릎 뒤 곡면
특히 기체 측면, 상체에서 하체로 내려가는 구조에는
자연스러운 흐름 자국이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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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별 흐름 표현 방법
1. 도료 희석
팔레트에 오일 도료를 짠 뒤
화이트 스피릿을 넣어 잘 섞어줍니다.
농도는 잉크보다 약간 진할 정도가 이상적이에요.
→ 너무 묽으면 붓 끝에서 흘러버리고, 너무 진하면 블렌딩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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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점찍기 (기점 만들기)
세필 붓에 도료를 묻혀
표현하고 싶은 위치에 작은 점 또는 짧은 선을 찍어줍니다.
※ 이 점이 자국의 시작점이 됩니다.
→ 한 번에 긴 선을 그리지 말고, 점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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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흐름선 그리기
다음은 납작 붓(또는 살짝 촉촉한 면봉)을 이용해
도료를 아래 방향으로 부드럽게 끌어내리듯 블렌딩합니다.
중요 포인트:
- 아래로 수직으로 당겨야 자연스러움
- 브러시 압력은 최소한으로
- 선이 너무 뚜렷하면 블렌딩용 신너를 살짝 묻혀 흐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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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무리 톤 조절
여러 자국을 넣고 나면
전체적인 밸런스를 한 번 확인하세요.
- 흐름선 길이가 너무 비슷하진 않은지
- 농도 차이가 잘 표현됐는지
- 강조할 부분은 진하고, 배경은 흐릿하게 했는지
이런 걸 확인하고 면봉 또는 마른 붓으로 다듬기 작업을 마지막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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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연 건조 및 톱코트 마감
흐름 표현은 마르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반드시 12시간 이상 자연 건조 후
무광 톱코트로 가볍게 고정시켜 주세요.
※ 마르기 전에 뿌리면 자국이 번지거나 뭉개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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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팁 모음
- 도료는 되도록 어두운 톤부터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밝은 자국도 시도해보세요 (녹물, 물때 등). - 한 모델에 흐름 표현은 많아도 5~7개 이내가 적당합니다.
너무 많으면 과장되고 지저분해 보여요. - 브러시가 너무 마르면 블렌딩이 뻣뻣해지고 자국이 생기기 쉬워요.
신너를 살짝 묻혀 부드러운 상태 유지가 중요합니다. - 선을 너무 길게 당기지 마세요.
기체 크기에 맞춰 5mm~15mm 정도가 자연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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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FAQ)
Q. 흐름 표현은 꼭 오일 도료로 해야 하나요?
A. 아크릴로도 가능은 하지만, 오일 도료는 마르는 시간이 길어 블렌딩이 쉬워서 훨씬 다루기 좋습니다.
Q. 흐름 표현을 실패했을 때 지울 수 있나요?
A. 네! 면봉에 화이트 스피릿을 묻혀 닦아내면 복구할 수 있어요.
단, 완전히 마르기 전에만 가능하다는 점 기억하세요.
Q. 흐름 표현 후 마감은 필수인가요?
A. 네. 오일 도료는 표면 위에 남아 있기 때문에
손으로 문지르면 지워질 수 있습니다.
무광 톱코트 마감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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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흐름 표현은
단순한 웨더링을 넘어서, 진짜 ‘기계의 생명력’을 담는 기법입니다.
이 작은 자국 하나만으로도
기체가 얼마나 거친 환경을 겪었는지,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요.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두 개 포인트부터 시도하다 보면 금방 감이 옵니다.
여러분의 프라모델에 시간의 흔적과 생생한 디테일을 담아보세요!
다음 글에서는
“프라모델 톱코트 뿌리기 - 무광·유광·반광 차이와 선택법”을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도색과 웨더링을 완성으로 이끄는 마지막 단계, 절대 놓치지 마세요!